커피 원두를 준비한다.
원두는 로스팅한 지 1주일 이내의 것으로 준비한다.
원두의 향은 일주일이 지난 뒤부터는 참을 수 없을 만큼 빠르게 빠져나가 버린다.
이상적인 커피에는 이상적인 원두가 필요한 것이다.
분쇄기에 원두를 넣고 갈아낸다.
핸드밀이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내지만 팔근육의 피로와 귀찮음이 승리하여 만들어낸 결과, 전동 그라인더를 사용한다.
전동 그라인더일지라도 연속해서 갈지 않고 모스 신호를 보내듯이 모터를 직접 컨트롤하여
일률적인 분쇄도를 유도한다.
드리퍼에 드립용 필터를 끼우고
뜨거운 물을 적셔 린싱을 통해 종이 냄새를 빼낸다.
형광 표백제는 몸에 나쁘니까 표백제를 쓰지 않은 필터를 샀더니 종이에서 종이 냄새가 가득하다.
어떤 이는 그리운 과거의 추억을 불러일으키고
책장 넘기는 추억에 빠질지도 모르나
나에겐 커피향을 파괴하는 이 세계의 타노스 같은 존재다.
뜨거운 물을 흠뻑 적셔주길 반복하며 종이 냄새를 빼준다.
타노스처럼 손가락만 튕기면 냄새가 사라졌으면 좋겠다.
이제 뜨거운 물이 필요하다.
(언제 또 끓여...귀찮어...)
물을 끓이는 과정은 번거롭다.
냉온정수기라도 있으면 좋을 텐데...
전기 포트를 사야겠다.
아니, 그냥 드립 포트를 사자!
(드립 포트 : 커피 드립용 노즐을 가지고 있는 포트)
그래서 전기 드립포트를 구매했다..
구입하는 과정에서 제품에 문제가 있어 다시 환불/재구매를 진행했지만 아주 만족스러운 제품이었다.
내가 어째서 이 제품에 만족했는지 이제부터 몇 가지 포인트를 적어보겠다.
1. 스펙
전기 포트에서 봐야 할 건 딱 두 가지다.
- 소비전력
소비전력 자체가 물을 얼마나 빨리 끓일 수 있는지의 출력을 뜻한다고 보면 된다.
일반적인 저렴한 전기포트는 1000W를 기준으로 한다고 보면 된다.(800W도 있으므로)
버튼 누르자마자 1분 내로 끓는 파워풀한 포트 기와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같은 1000W일지라도 바닥 열판(히터)의 구조에 따라 좀 더 빨리 끓일 수도 있다. - 용량
물을 최대로 담을 수 있는 용량은 0.68L이다.
보통 일반 전기포트가 1L 이상 담을 수 있는 것에 비해 적은 편이긴 하다.
하지만 0.68L 정도면 드레싱도 하고 드립도 하고 마지막으로 뜨거운 물을 추가하는 것까지 충분하다.
컵라면 한 개도 충분하다.
용량이 커도 뜨거운 물을 가득 채우는 일도 거의 없으며, 끓는 시간만 더 오래 걸린다.
2. 디자인
디자인은 딱히 할 말은 없다. 그냥 노멀하다라고 밖에... 이쁜 편은 아니다...
배 나온 디자인이라기보단 원래 차 주전자의 형태가 아래로 갈수록 볼록한 형태라서 이런 디자인을 채용한 것 같다. 다만, 실제로 물이 들어가는 포트 내부는 측면이 오목하지 않고 평평하다.
3. 성능
성능은 1000W(와트) 드립포트 중에선 나쁘지 않은 편이다.
특히나 하판 분리형이 아니라서(가열판이 하판과 일체형이 아니므로) 다른 일반 포트보단 가열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지만, 드립 자체가 느긋한 행위이므로 크게 지장은 없다. 어차피 대다수의 드립용 포트가 1000W이므로 고급 제품을 가도 엄청 빨리 가열될 거라 기대할 수 없다. 그러므로 드립포트에서 가열 속도를 비교하는 건 큰 의미가 없을 거라 판단된다.
4. 편의성 및 완성도
사실 이게 메인이라 할 수 있다.
드립포트를 선정하는 데 있어서 제일 고심한 부분이었다. 비싸고 좋은 제품도 좋지만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이 많아 걸러지게 된 제품들이 많다. 아마도 일반 전기포트나 드립포트를 고려하는 분들이라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1) 올-스텐, 통-스텐
포트기의 바닥판 아래에는 열선이 붙어있어 가열에는 하판만이 사용된다.
그래서 이전에는 측면 벽의 재질은 플라스틱인 경우가 많았다. 플라스틱은 가열 시 환경호르몬이라 불리는 비스페놀 A라는 물질을 내뿜는다. 그래서 이 벽면 재질은 비스페놀 A 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플라스틱을 사용한다.
비스페놀 A를 배출하지 않는 BPA FREE라는 플라스틱을 사용하면 안전할까?
그렇지 않다. 플라스틱이 고온에서 가열될 땐 비스페놀 A만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비스페놀 A는 성조숙증, 발암, 성인병, 성기능 장애 등 다양한 문제를 발생시키지만 대부분 소변으로 배출된다고 한다.
하지만 문제를 일으키는 비스페놀 A는 내분비계 교란 추정 물질이다.
가열 시 나오는 다양한 화학물질 중 문제를 발생시키는 것이 비스페놀 A일 것이라 추정할 뿐이다. 더불어서 현재 논란되고 있는 미세 플라스틱 문제를 고려하면, 아무리 BPA FREE 제품이라도 플라스틱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더불어서 예전에는 플라스틱으로 구성된 제품이 많았지만 현재는 대부분 스텐 벽체로 설계된 제품이 대다수이다. 그러므로 선택에 크게 문제가 되진 않을 것이다.
올-스텐이라 하더라도 벽체와 하판(가열판)이 분리되어있는 제품과 하나의 통으로 구성된 제품이 있다.
예전에는 라면포트라는 제품만 하나의 통으로 된 스텐 제품으로만 나왔다. 물만 끓이는 전기포트는 대다수가 분리형이었으나 현재는 다양하게 나오고 있는 추세, 과거에는 벽체가 플라스틱으로 된 제품의 경우 물이 얼마나 들어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투명한 창을 넣을 수 있기에 인기가 많았다.
벽체와 바닥 가열판이 나뉘어있는 경우에는 여러 가지 차이가 있다.
우선 아무리 청소를 해도 물때가 계속 낀다.
벽과 바닥판이 만나는 지점이 결합이 되어있으므로 만나는 그 틈에 계속해서 물 때가 누적된다.
특히 포트기에 물만 끓이지 않고 티백을 넣는다던가, 다양한 활용을 한다면 이 거무튀튀한 때가 끼는 시점이 더 빨라진다. 그렇기 때문에 고장 나지 않았음에도 버려지는 전기포트가 엄청나게 많다. 그래서 이왕이면 바닥판과 측면 벽이 하나로 연결된 통-스텐 제품이 청소와 관리에 유리하다.
또한 전기 포트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스텐도 녹이 슬기 마련이다. 웬만해선 녹이 슬이 않는 스텐이지만 물때 제거를 위해서 식초를 너무 오래 담가둔다거나... 하지만 걱정 없이 언제든 녹을 쉽게 제거할 수 있다. 그런데 분리형이라면 이게 쉽지 않다. 진짜 단순하게 녹색 수세미로 박박 문질러도 지워질 것을 분리형의 분리 공간에서 올라오는 녹과 물때를 완벽히 제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내부 청소는 더 말할 것이 없지만 이를 방해하는 요소가 또 있다.
(2) 만수 표시 레벨과 전원 차단 장치(?)의 불편함
이것도 정말 불편한 부분 중 하나인데 사진에 보이는 MAX이라고 쓰인 튀어나온 부분이 이 포트기가 수용할 수 있는 최대 물의 높이라는 것을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장치이다. 그 기능에는 문제가 없는데, 그것을 위해 내부에 튀어나와있는 장치가 문제다. 보통 내부 벽면에 양각으로 MAX라고 쓰여있는데(또는 FULL) 간혹 MAX표시를 저렇게 튀어나오게 적어두는 제품이 있다.
이는 전기 포트의 입구 부분이 좁고, 하단으로 갈수록 넓어지는 형상을 가지는 제품들이 상부에서 내려다봤을 때, 벽면에 MAX 표시를 보기 힘든 제품들이 쓰는 방법이다. 물론 사용자를 위해서 그렇게 만든 점은 이해한다.
작게 보이지만 실제로는 물이 많이 들어가는 디자인. 하지만 저 MAX 표시가 된 돌출부는, 금손 판이라서 만약 맨손으로 내부에 손을 넣거나 세척을 한다면, 정말 손쉽게 손이 베이거나 다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이것은 단순히 가정이 아니라 실제로도 많이 일어나는 일 중 하나이다.
그러므로 저런 돌출부 자체가 세척을 방해하며 불편을 만드는 요소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위 사진에서 보이는 내부 스텐 봉은 전원 차단 장치이다. 물이 끓어 넘쳐 스텐 봉 상단의 실리콘부로 수증기가 유입되면 전원이 자동으로 차단된다. 물론 바닥판에 온도센서로 전원이 차단되게 되어있지만 이는 물이 끓어넘쳐 발생되는 사고를 막기 위해 고안된 장치이다.
당연히 안전을 위한 장치이므로 없는 것보다 있는 게 좋지만, 저 장치가 존재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내부 청소가 몇 배는 더 어려워지게 된다.
(3) 마감과 도장(코팅)
자꾸 플라스틱과 환경호르몬 문제를 이야기하니 누군가는 깐깐한 사람으로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제품 설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런 사소한 문제를 생각하지 않고 설계한 제품들에 대해서는 한 번씩 집어줘야 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플라스틱이나 도료의 문제가 아니라 사용자를 고려하지 않은 설계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다룰 것은 플라스틱이 아니라 제품의 마감과 도료에 대한 내용이다.
● 도장(페인트)
올 스텐이라고 되어있는 제품일지라도, 물이 끓는 내부 환경에 플라스틱이 맞닿아 있다면 이미 그 자체만으로 알고도 코가 베이는 격이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플라스틱 벽체는 두말할 것도 없이 아웃이고, 내부 몸체까지 뻗어나온 도장(페인트)도 문제가 있다 할 수 있다.
제품의 겉면에 재질이 가진 색이 아닌, 어떠한 인위적 색이 들어간다면 여기에는 도료(페인트)가 사용됐다고 볼 수 있다. (쉽게말해 도료=페인트, 도장=페인트를 발라 색을 칠함으로 이해하면 편하다.)
도료는 식용과 공업용의 분류가 없다. 개인이 집에서 사용하는 모든 가전제품과 공장에서 사용하는 모든 제품이 같은 도료이다.(물론 재질과 다양한 색에 따라 수많은 도료가 있지만) 더불어서 도료가 잘 파손되거나 몸체에서 떨어져 나가지 않도록 top/middle/bottom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상부/하부 같은 식으로 나누지만, 이런 식으로 3중으로 도료를 입히게 된다. 마지막으로 유리를 입혀 놓은 것 같은 투명한 재질감과 도료의 파손을 막기 위한 투명 코팅제를 바르고 광택제를 이용해 다시 한번 광택을 낸다.여기에 사용되는 모든 제품은 요리 및 식재료용이라고 구분되어있는 것이 없다. 이 제품들 또한 우리가 알고 있는 신나나 석유화학 계통 제품이므로 뜨거운 열과 함께 변형과 다양한 화학물질을 배출한다. 친환경 페인트라고 환경호르몬을 배출하지않는 안전한 페인트도 있긴하지만 몇만대씩 만들어야하는 양산 제품에 친환경 페인트를 쓸일도 없고, 실제로 친환경 제품을 썼다고 자랑하는 제품도 없는게 현실.
그런데 저렴한 제품들도 아니고 디자인이 멋진 제품을 골랐음에도 마감이 적절하지 않아 포트기의 물을 담는 뚜껑 쪽 입구에 고스란히 노출되거나, 주전자의 주둥이 부분까지 노출된 마감이 나와 있는 경우가 흔했다. 이는 물을 넣거나 주입할 때 양쪽에서 가열된 도장에 의해 오염될 가능성이 충분하고, 부식이나 오래된 세월로 떨어져나가는 도료들로 노출될 위험도 있을것이다. 이는 단순한 가전제품이라서가 아니라, 매일매일 사용하면서도 뜨거운 열기를 통해 물을 자주 끓여야하는 가열제품이기에 이런 부분이 고려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부분에 도료가 없거나 마감이 확실한 제품을 구해야 한다. 그것도 아니라면 아예 도료 마감이 없는 스텐제품을 고를 수 있다.
여기 도료마감이 없는 올스텐 제품이 있다.
디자인은 멋지지 않지만 관리만 잘해준다면 정말 몇십 년을 쓸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런 제품이 현시대에 필요한 진짜 알짜배기 제품이다. 디자인이 구리다고? 어차피 물 끓일 때밖에 안 쓰는데 뭐...
다만 그런 니즈를 생각한다면 또 다른 방면을 찾을 수 있다. 스텐이나 알루미늄, 철의 경우 도료를 이용해야만 색을 입히는 게 아니다. 도장을 진행하지 않고 제품 자체만으로 산성 용액을 이용해서 금속의 표면을 강제로 산화(부식)시키는 방법으로 색을 입히는 제품도 있다.
이것은 스텐이나 알루미늄같은 금속제품을 산성 용액에 담궈 금속이 부식되면서 금속 표면에 우리가 아는 녹이 스는 현상을 이용해 코팅하는 과정을 거친 제품이다. 일반적으로 철이 녹이 슬면 주황색 혹은 갈색으로 녹이 스는걸 볼 수 있는데, 그 녹이 스는 과정을 스텐이나 알루미늄에 기술적으로 적용하면 아주 얇은 산화코팅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코팅은 부식과 오염에 강해서 다양한 제품에 쓰이고 있다. 다만 단점은, 금속별로 부식을 이용한 코팅에는 색상 자체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다양하고 디테일한 색상은 어렵지만 오래 쓸 수 있는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더불어서 고급스러움까지. (빈티지 제품들)
※ 제품을 부식시켜 코팅을 하지만 모카포트에 생기는 인체에 유해한 알루미늄 부식과는 조금 다르다.
※ 대표적인 예로 알루미늄의 산화코팅인 아노다이징이 있다.
※ 색상이 한정적이긴 하지만 우리가 아는 대표적인 색은 다 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디테일이 높은, 그러니까 예를 들자면 펜톤의 얼티밋 그레이(PANTONE 17-5104)같은 색을 표현하긴 어렵다.
이 사진은 처음 드립포트를 구매했을 때의 사진이다. 아무래도 인터넷 쇼핑을 많이 하는 시대이다보니 판매자의 아름다운 사진만 보고 덥썩 구매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이런것들이 바로 그런 구매과정에서 거치게되는 단점들이 아닐까 싶다. 현장에서 마감이나 디테일을 확인 후에 구매하는데 온라인은 상품소개 사진만을 보고 구매하므로 우리가 의지할건 사용자들의 후기나 댓글뿐이다. 여기서 꼼꼼히 사진을 찍어주지 않기 때문에 현장에서 구매하는것처럼 꼼꼼하게 살펴볼 수가 없으므로 구매 후에 후회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댓글과 후기의 권력이 날로 세지는 걸까...)
위의 드립포트는 사진과 같이 흰색 도료로 외관이 마감되어 있다. 외관은 아주 고급스러운 제품이었으나 실상 제품은 다르다. 포트의 뚜껑을 닫는 부분(좌측 사진), 입구 부분이 하얀색 도료가 물 투입구까지 뿌려져 있다. 그리고 아무렇지 않게도 그것이 끝이다. 보통 외관 마감시에는 물이 닿지 않도록 한개의 기구를 더 덧대서 물이 닿지 않고 도료 마감부위가 드러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뜨거운 물이 닿지 않고, 장기적으로 봤을때 갈라지거나 파손된 도료들이 내부 용기로 투입되는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당연히 이렇게 오픈되고 단순한 구조는 청소나 관리에서 이득이 많겠지만 이런 도료의 마감은 설계상의 오류거나, 최초 기획단계에서 도료가 없는 순수한 스텐레스 외형으로 설계했다는 것을 뜻한다. 더불어서 물을 배출하는 노즐부(우측 사진)의 도료도 마감이 어설프다. 단순히 도료를 도포하는 과정에서 튄 하얀 페인트 자국 실수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당연하게도 뜨겁게 가열된 물이 페인트를 거쳐 흘러내려야만 하도록 해놨다. 차라리 노즐부는 페인트칠을 하지 않는게 더 나았을 것 같다. 이런 고된 스트레스를 받느니 차라리 색이 입혀지지않은 스텐레스 제품을 구매하는게 훨씬 낫지 않을까?
이번에 구입한 제품이다. 얼마나 좋은제품인지를 떠나서 제대로 된 마감과 설계를 보여주기 위해 사진을 찍어봤다. 물이 지나다니는 길인 노즐과 입구부위는 차라리 이 제품처럼 도료를 입히지 않는것이 나을 것이다. 더불어서 이 제품은 입구 부위는 아래로 말아내려서 아래 플라스틱으로 된 외벽과 공간을 두어 내용물인 물과 접촉을 최소화했다. 별것아닌 점에도 참 대단한것처럼 말하는 것 같지만 제품을 설계하는 입장에서 이런 사소한 것들 하나하나가 사용자를 위한 배려인것이다.
● 마감
특히나 신경써야하는게 노즐(물이 나가는 주둥이)과 내부 통의 연결부다.
노즐과 통은 한 번에 찍어낼 수 있는것이 아니다. 일반적인 주전자는 성형을 통해 1개의 원재료에서 노즐 부위를 당겨서 빼낼 수 있지만(늘리는 식으로), 노즐 구멍이 좁을 수록 유리한 드립용 제품의 경우에는 노즐을 하나의 스텐 관을 잘라서 모양을 성형한 후 본체와 용접을 통해 하나의 제품으로 이어준다.
이 연결부에 용접을 통해 물이 새지 않도록 기밀을 유지하는데(물이 새지 않도록 전면을 용접하여 막고 이음), 용접을 통 내부에서 진행하면 용접부위가 노출된다. 반대로 통 바깥에서 용접을 했다면 용접부위가 노출되지 않는다. 내부에서 했다고하더라도 용접부위의 슬래그나 용융된 찌꺼기들이 남는다면 계속 물에 침투하게 될 것이다. 못믿겠다고? 실제로 주물로 된 후라이팬을 사용해 음식을 하면 음식에 주물의 철(FE)성분이 녹아들어 철분이 풍부한 음식이 된다.
이것처럼 용접 후 남는 용접자국들을 지우기위해 그라인더 혹은 유사 기계를 사용하여 갈아낸다. 하지만 저 좁은 주둥이를 어떻게 쑤셔가며 마감하겠는가? 마찬가지이다. 찌꺼기는 남을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용접부를 확인하여 돌출된 부위가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스텐 노즐을 보유한 제품은 용접 편의성을 생각하더라도 바깥에서 하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부에 용접자국으로 더러워진 표면 마감을 잘 했는지만 보면 될 것이다.
● 물 넘침 방지, 뜨거운 손잡이
대다수의 포트기에서 물이 끓을때 물이 넘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바닥면에서 급하게 가열되어 올라온 기포들이 물을 튀어 오르게 만든다. 그렇기 때문에 FULL 위치보다 적게 물을 넣었어도 물이 넘칠 수 있다. 당연하게도 위에서 언급한 자동 전원 차단장치등을 통해 전원을 끈다면 물이 넘치지 않을 수 있지만, 그래도 끓어오르는 물이 넘쳐오르면 손이 데이거나 전기 장치에 심각한 고장을 일으킬 수 있다. 그래서 물이 넘칠 경우 물이 다른 곳으로 배출되어 상부로 끓어넘치지 않게 여러가지 방법들을 사용하고 있으므로 이 기능을 꼭 확인하고 구매해야한다. 당연히 모든 제품이 다 있는거 아냐?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기능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존재한다.
이 제품에서는 손잡이부에 구멍이 있고 이를 통해 물이 빠져나가 포트기의 바닥으로 배출 되도록 되어있다. 대다수의 포트들이 사용하는 방식이다. 포트 하단의 전원 접전부는 꼬깔모양으로 완만한 사선을 이루고 있어 물이 아래로 배출되더라도 돌출된 전원 접점부에는 닿지 않고 바닥으로 흐르게 되어 있다.
위에서 언급한 자동전원 차단장치와 맞물려서 돌아가는 시스템인데, 이 전원차단장치는 물이 끓어오를때 넘치지 않게 하기 위해 어느정도 물이 끓어오르면 전원을 차단시켜준다. 정확히 얘기하자면 전원 스위치를 내려주는 역할이다. 왜 포트기의 전원 스위치는 그렇게 가벼운지 이해가 안됐을 것이다. 톡하고 건들면 꺼져버리는 전원 스위치, 전원차단장치는 온도센서를 넣어서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수증기가 투입될 수 있도록 관 형태를 만들어 일정한 압력에 도달하면 그 압력으로 전원 스위치를 내려주는 역할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반대로 물이 투입되어야 할 필요도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그래서 내부에 돌출된 전원차단장치에 실리콘으로 마개가 있어 물 투입이 되지 않도록 막아놓는 이유이기도하다.) 이 시스템은 물이 끓어 넘치지 않게 해주는건 좋은데 단점이 있다. 바로 뚜껑을 닫지 않으면 압력이 오르지 않으므로 작동하지 않는다. 포트기에 물을 넣고 끓이는데 팔팔 끓고 있음에도 전원이 내려가지 않는다면 이 방식일 확률이 높다. 단점이긴하지만 항상 뚜껑을 닫아놓으면 되므로 뚜껑은 항상 닫고 쓰자.더불어 이번에 구매한 제품의 특이한점은 물 넘침 방지를 위해 물 배출구가 포트의 손잡이쪽에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구멍을 통해 수증기, 그리고 끓어오르는 물이 배출되는 공간이라, 오랜시간 가열하면 손잡이가 뜨거워진다. 정말 단점이긴하지만 손잡이를 바짝 잡지 않으면 많이 뜨겁지는 않다.
물 넘침 방지 시스템과 전원 차단은 있다면 정말 좋은 기능이다. 없다면 화재나 기기 손상이 빠르게 올 것이다. 최근에는 센서와 타이머를 이용한 고가제품들이 눈에 띄고 있는데 저렴한 가성비 제품을 찾는다면 대부분 아날로그방식으로 수증기압을 통해 전원을 내려주는 이러한 방식일 것이다. 그러므로 구매시에 알고 구매한다면 제품 사진만으로도 어떤 방식인지 확연히 알아챌 수 있을것이다.
● 뚜껑마저 스텐, 그리고 실리콘
뚜껑마저 스텐인점은 아주 만족스럽다.
실리콘은 고온에도 강하고 안전한 물질이다. 다만 직사광선은 조심해야한다. 경질화되고 색이 바래면 수명이 다해 갈라지고 변형이 생길 수 있다. 다만 뚜껑에 실리콘이 왜 붙어있는지 의아해하실수도 있겠다. 당연하게도 앞서 얘기했듯이 뚜껑을 닫았을때 물이 팔팔 끌어올라 포트 내부의 기압이 상승해야만 전원이 차단되므로 새는 부분이 없도록 실리콘으로 틈을 막아줄 수 있게 설계한 것이다.
● Qookin이라는 브랜드에 대해
사실 이 Qookin(쿠킨)이라는 브랜드는 남양키친플라워의 브랜드중 하나이다.
남양키친플라워의 주력상품은 키친플라워 제품이다. 국산으로 아주 유명하고 적당한 가격으로 좋은 제품을 내놓는데, 딱히 엄청 고급 브랜드는 아니고 가성비 좋은 국산 제품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남양키친플라워에서 중국에서 만든 다양한 제품을 가져와 Qookin이라는 브랜드를 붙여서 판매하고 있는 제품들이 많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주방가전을 검색하다보면 모양이나 디자인이 똑같은데 로고만 바뀌어서 판매하는 수많은 제품들이 있다. 그 중에 Qookin브랜드가 있어서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
이번에 구매한 드립 포트도 Qookin 제품인데, 엄청 잘 팔리는 제품은 아닌것 같다. 다만, 제품 여기저기에 MADE IN CHINA가 새겨져있고 한자가 많은걸보니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이 맞는것 같은데, 중국에서 만들어놓은걸 로고만 박은건지는 잘 모르겠다. (비슷한 제품이 없는걸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소한 기본기가 충실한 제품이어서 놀랐다. 얼마나 오래 쓸 수 있는 제품인지는 모르겠으나 중국산 제품치고는 마감이 훌륭해서 당분간 다른 제품이 눈에는 안들어올 것 같다. 최소한 내눈에는 대륙의 실수급 제품임에는 분명하지만 샤오미 로고를 받으려면 디자인에는 좀 더 신경써야하지 않을까 싶다...
참고로 남양키친플라워는 남양유업과 무관하다.
5. 총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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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기가 충실한 드립포트다. 구매한지 꽤 됐는데도 지금도 여전히 잘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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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은 좀 못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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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껑이 힌지로 개폐형이 아니라서 열어놓고 가열하면 자동으로 꺼지지 않는점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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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지 않은 전력, 그럼에도 잘 끓는다.
몇일전에 '이상적인 스키야키'라는 영상을 보게 됐다. 이는 일본의 '기묘한 이야기'에서 방영된 단편중 하나다. 주인공은 스키야키에 대한 개인적인 철학과 욕심이 있었다. 다만, 결혼을 승낙받기 위해 여자친구 집에 방문했을때 그 철학과 욕심이 발동된다. 결혼까지 엎을만한 개인의 스키야키에 대한 욕심과 철학이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에도 브레이크를 건다. 이 이야기는 미쳤다. 2021년에 이 이야기를 보는 사람들의 마음은 그렇지 않을까?
방송된 2009년의 그 시대에서도 아마 이렇게 사소한 디테일 하나에 목숨을 거는 깐깐함이 시청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한 요소였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온라인과 코로나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타인과의 관계를 멀리하고 사소한 것 하나도 불편해하는 대-불편의 시대에 살고 있다. 예전에는 '그것은 어떻더라~'라고 말하는 지나가는 발언에도 나와 정확히 일치하지 않다면 멱살을 잡고 댓글창을 폭파시키는 대-불편의 온라인 시대, 그 이상적인 스키야키의 주인공과 같은 깐깐함의 자세에서 별것도 아닌것에 목숨걸것처럼 드립포트의 마감 하나하나를 따져보는 리뷰를 작성해봤다.
어떤 사람은 눈살을 찌뿌리게 만드는 리뷰일수도 있겠다. 하지만 위에서 말했듯이 그런 관점이 내가 드립포트를 구매할때 여러번 실패하고나서 깐깐하게 구매했던 경험을 토대로 적어보았다는 것을 고려해주길 바란다. 사소한것 하나에도 트집잡는 온라인과 다르게, 리뷰만큼은 대충 쓰고, 돈받으면 찬양일색인 광고글의 성지가 되어버린 대-리뷰시대에서 이런 관점의 글도 하나 있어야하지 않나라는 생각도 든다.
마지막으로 이 글이 드립 커피 좋아하시는 많은 분들이 드립 포트를 고를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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